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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비만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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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36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자원해서 굶기 시작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었다. 전쟁터의 굶주린 포로들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미네소타 대학의 안셀 키스 박사는 건강한 청년들에게 24주간 반쯤 굶는 생활을 시켰다. 하루 세 끼를 반으로 줄이고, 매일 5킬로미터를 걷게 했다.

몇 주가 지나자 몸무게보다 먼저 무너진 건 마음이었다. 그들은 밤새 요리책을 넘겨봤고, 식판을 핥았다. 껌을 한 번에 서른 개씩 씹었다. 하루 종일 음식 생각뿐이었고, 성욕은 사라졌고, 사소한 일에 싸움이 붙었다. 어떤 이는 진흙으로 파이를 빚어 만지작거렸다.

24주가 끝났을 때, 그들의 심장은 1분에 55번 뛰던 것을 35번으로 늦추고 있었다. 체온이 떨어졌다. 의욕이 사라졌다. 몸이 난방을 끄고, 엔진 회전수를 낮추고, 쓸 수 있는 모든 스위치를 꺼버린 것이다. 적게 들어오니까, 적게 쓰겠다는 판단. 몸무게는 평균 16.8킬로그램이 빠졌지만, 안정시 대사율은 40퍼센트나 떨어졌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그저 극단적 실험의 기록일 뿐이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회복기에 들어가 하루 3,000칼로리를 다시 먹었다. 12주 뒤, 체중은 실험 시작 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 있었다. 몸이 불을 줄여놓은 상태에서 연료가 다시 들어오자, 남는 것을 고스란히 저장한 것이다.


이 실험은 정상 체중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비만인 사람이 살을 빼면 어떻게 될까.

미국 NBC의 다이어트 경연 프로그램 'The Biggest Loser' 시즌 8. 참가자들은 30주 동안 평균 58킬로그램을 감량했다. 놀라운 성과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그 참가자 14명을 6년 뒤에 다시 찾았다. 평균 41킬로그램이 돌아와 있었다. 돌아온 것은 무게만이 아니었다. 돌아오지 않은 것이 더 문제였다. 줄어든 근육은 거의 회복되지 않았고, 늘어난 것은 대부분 지방이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숫자는 6년이 지났는데도 이들의 몸은, 같은 체중의 다른 사람보다 하루에 약 500칼로리를 덜 태우고 있었다.

6년 지나도 몸이 굶주림을 기억하고 있었다. 다이어트가 끝나도 몸은 끝내지 않는다. 줄여놓은 대사를 원래대로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움켜쥔다. 적게 먹던 시절의 절약 모드를 풀지 않은 채, 들어오는 에너지는 더 단단히 저장한다.

이것이 요요의 정체다.


우리는 요요를 의지의 실패라고 부른다. "또 못 참았네." "결국 다시 먹었네." 하지만 미네소타의 청년들이 식판을 핥은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었다. The Biggest Loser 참가자들이 살이 다시 찐 것도, 게을러서가 아니었다.

몸이 이긴 것이다.

체중이 줄면 몸은 위기를 감지한다. 배고픔을 알리는 호르몬은 더 크게 외치고, 배부름을 알리는 신호는 조용해진다. 심장은 느리게 뛰고, 체온은 내려가고,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낀다. 몸의 입장에서 이것은 다이어트가 아니다. 기아다. 그리고 기아 앞에서 몸은, 주인의 의지 따위는 무시하고 자기를 지킨다.

비만이 비만을 보호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그렇다면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참을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몸이 위기라고 느끼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다이어트에 실패한 게 아니다. 당신의 몸이, 당신을 살리려고 이긴 것이다. 싸울 상대가 의지가 아니라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몸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참고

  • Melby CL, Paris HL, Foright RM, Peth J. Attenuating the Biologic Drive for Weight Regain Following Weight Loss: Must What Goes Down Always Go Back Up? Nutrients. 2017;9(5):468. doi:10.3390/nu9050468
  • Keys A, Brozek J, Henschel A, Mickelsen O, Taylor HL. The Biology of Human Starvation. University of Minnesota Press; 1950. (Minnesota Starvation Experiment)
  • Fothergill E, Guo J, Howard L, et al. Persistent metabolic adaptation 6 years after "The Biggest Loser" competition. Obesity. 2016;24(8):1612-1619. doi:10.1002/oby.21538
  • Kolata G. After 'The Biggest Loser,' Their Bodies Fought to Regain Weight. The New York Times. May 2, 2016.